LEAP THEN LOOK (도약하고 바라보기)

예술가로 살아가는 법을 익히기

립 덴 룩 (Leap Then Look)을 설립한 작가 루시 크랜(Lucy Cran)과 빌 레슬리(Bill Leslie)동시대 미술의 실천은 모든 사람이 만들 수 있어야 하고 모두가 접근할 수 있도록 제공되어야 하며, 새로운 감상, 창작, 사고방식에 참여함으로써 우리가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들은 다양한 사람들과 사회 집단을 위한 프로젝트, 워크숍, 행사를 고안하며, ‘함께 일하고, 유희와 탐구심, 실험을 고무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립 덴 룩이 취하는 흥미진진하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 접근 방식을 통해, 참가자들은 오브제 만들기, 퍼포먼스, 설치, 영화, 사진 등 다양한 작업 과정에 참여하여 자신만의 작업을 창작할 수 있다

 

립 덴 룩이 진행하는 워크숍은 발견을 촉진하는 적극적인 공간을 제공하도록 섬세하게 구조화된 환경으로 이뤄진다. 이것은 개인적이거나 집단적일 수 있는 발견으로, 사회적이거나 생태적, 문화적 통찰을 안겨줄 수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21년에는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맞춰 런던 학교 기후 촉진 (London Schools Climate Kickstart) 프로젝트의 일환으로취하기/만들기/사용하기/잃기 (Take/Make/Use/Lose)’라는 제목으로 여러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 워크숍은 런던의 여러 지역에 있는 세 학교에서 온 학생들에게 기존의 사물이 지닌 재료와 구성 요소의 특징에 주의를 기울여 이를 다시 작업하고, 다시 만들고, 다시 사용하는 방법을 탐구하게 했다. 2022 6월에는 런던 건축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가족 관객을 초대하여 위글 원더랜드(Wiggle Wonderland)² 파빌리온과 전시 공간 주변에 임시 설치물을 만들게 했다. 이 작업은 마르셀 뒤샹의 유명한 설치 작업 <1마일의 끈(Mile of String)>에서 영감을 받았다. 뒤샹은 1942년 뉴욕에서 열린 <초현실주의의 1차 자료 (First Papers of Surrealism)> 전시에서 관람객이 전시 오프닝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위해 이 작업을 고안했다. 이에 비견할 만한 자세로, 어린이와 보호자들은 끈을 가지고 거대한 그물을 만들어 공간을 탐색하고 경험하는 흥미롭고 예상치 못한 방식을 창안했다.

유희를 장려하는 활동을 창안하면서, 립 덴 룩은 영국의 소아과 의사이자 정신분석가인 도널드 위니컷 (Donald Winnicott)의 작업에 영향을 받았다. 그의 과도기적 객체 개념은 유아가 자신을 엄마와 분리해야 하는 발달 과정상의 필요성을 뒷받침하고내가 아닌것을 구별하기 위한 능력을 함양하는 데 쓰는 사물을 가리킨다. 빌 제슬리는 위니컷에게개체 관계에서개체 사용으로의 전환이야 말로 사람들의 놀이 능력을 뒷받침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사물을 사용 및 조작하고, 우리가 이해하는 범위 안에서 다양한 의미나 가능성을 품을 수 있게한다는 점을 짚는다. 위니컷은 유아가 위험을 감수하고 탐색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또한 확인했다. 이는아기와 엄마 사이, 아이와 가족 사이, 개인과 사회 사이 에 이상적으로 존재하는잠재적 공간또는보유 공간이며, 치료, 교육 및 창의성을 위한 공간으로도 인식될 수 있다. 크랜과 레슬리가 제공하고자 하는 공간은 만남의 조건을 마련하고, 이후 참가자가 스스로 탐색하고 발견할 수 있도록 최대한 개입을 줄인다.

 

영국 왕립예술대학교에서 (8 28일에) 립 덴 룩이 가족 단위 관객을 위해 진행한 워크숍은놀고, 모이고, 잇다를 제목으로예술가로 존재하는 법 배우기를 주제로 삼았다. 루시 크랜은 작업실에서 이뤄지는 자신의 창작 활동을배움과 발견의 과정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워크숍의 주제는 다른 이들과 예술적 접근법을 공유하고자 하는 크랜과 레슬리의 관심사를 반영한다. 이 행사는 “Look Who’s Talking” 온라인 전시의 일부로 제공되며, 오프라인에서는 전시장 내 4개의 공간에 걸쳐 진행되어 보고, 만들고, 생각하는 데 있어 새로운 방식을 장려하기 위한 몇 가지 전략을 보여주었다.

전시 공간 1

각 공간의 입구에 놓인 짧은 텍스트 패널은 제안된 활동을 간략히 소개하며 가족 단위 관객들에게 몇 가지를 제안했다. 전시 공간 1에 놓인 텍스트는 참가자들에게 예술가처럼생각하기를 권하며 다음의 텍스트를 읽도록 권했다.

 

예술가에게는 탐색을 위한 출발점과 재료가 필요합니다. 때로는 시작하기 전에 무엇을 만드는지 모르는 게 가장 좋습니다.

이 공간에는 다양한 자료와 일련의 지침이 존재합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주의 깊게 생각한 뒤 스스로를 놀라게 하는 대답을 도출해보세요.

 

폼조각, 미리 잘라둔 도형, 막대, 튜브, 철사, 테이프 등 다양한 재료를 제공했고, 공간 내 곳곳에는 결말이 열린 지침을 배치하여 참가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해석하도록 했다.

전시 공간 2

전시 공간 2는 프로젝션 룸으로, 다음과 같은 제안이 이뤄졌다.

 

예술은 단순히 눈으로만 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예술은 우리가 행동하고 생각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습니다.

프로젝션을 가리세요. 몸을 활용해서 그림자를 만들고, 다양한 움직임을 탐색해보세요.

 

전시장 방문객들은 실험적인 안무가 이본 라이너Yvonne Rainer의 작품인 <Hand Movie>(1966) 와 실험적인 마크 메이킹 장면을 함께 편집한 영상에 사람들이 반응하는 모습을 찍은 영상을 접했다. 다양한그림자 소품과 색이 들어간 아세테이트로 만든 도형을 사용할 수 있었고, 이를 활용해 무빙 이미지와 상호작용하는 동시에 그림자 모양을 만들어 볼 수 있었다.

전시 공간 3

함께 일하는 것을 주제 삼은 전시 공간 3에 놓인 텍스트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예술가가 항상 혼자 작업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재미있고 흥미진진할 수 있으며, 우리가 다른 방식으로 일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 공간에는 대나무 막대와 고정 장치가 있습니다. 함께 작업하여 최대한 큰 구조를 만들어 볼 수 있을까요?

 

참가자들은 길이가 다양한 대나무 막대와 더불어, 다시 쓸 수 있는 케이블 타이, 고무줄, 끈과 같은 연결용 재료를 사용할 수 있었다.

전시 공간 4

전시 공간 4의 주제는귀를 활용하세요였고, 다음과 같은 제안을 던졌다.

 

예술가는 주변 환경에 귀를 기울입니다. 잘 들어보세요. 평소에 알아차리지 못했던 소리를 들을 수 있나요?

이 공간에는 소리를 낼 수 있는 재료가 많이 있습니다. 얼마나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습니까? 함께 연주하여 사운드 퍼포먼스를 할 수 있을까요?

 

냄비와 프라이팬, 막대, , 전자 기타, 앰프를 비롯해 실험에 쓸 수 있는 재료와 사물이 제공되었다. 참가자들은 사물이 지닌 음향적 가능성을 탐색하고, 이를 통해 사물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놀이하면서 그 사이를 움직여볼 수 있었다.

런던에 있는 왕립예술대학교와 같이 존경 받는 문화 공간을 찾아오는 많은 방문자들은 제약 받는 것처럼 느끼고 수동적으로 정보를 소비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놀이하고, 모이고, 잇다워크숍은 지식에 대한 기존의 사유 방식에 생산적인 대안을 제공했다. 참가자들은 자유로운 탐색과 놀이, 예술과 그 과정을 사회적, 집단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립 덴 룩의 활동은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참가자의 기대에 도전하고, 어린이와 어른 모두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진심으로 놀라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열어내고자 했다.

1. 립 덴 룩 웹사이트 참조: https://www.leapthenlook.org.uk/AboutUs.html
2. 위글 원더랜드는 예술가와 커뮤니티가 활성화한 투어 파빌리온이자 전시공간이다. 이 프로젝트는 건축 디자이너 보 매카시와 예술가 루시 그레인지의 협업 작업이다. 웹사이트 참조: https://www.lucygrainge.com/wiggle-wonderland
3. 데이비드 홉킨스, ‘듀챔프, 어린 시절, 일과 놀이: 1942년 뉴욕 초현실주의 논문 제1편 버니세이지’. 테이트 페이퍼스, 22호, 가을 2914. 웹사이트 참조: https://www.tate.org.uk/research/tate-papers/22/duchamp-childhood-work-and-play-the-vernissage-for-first-papers-of-surrealism-new-york-1942
4. 빌 레슬리, ‘충분히 좋은 조각품; 충분히 좋은 가르침: 예술 교육 및 제작에서 놀이 및 신체 탐구의 기회 창출.’ 니콜라스 애디슨 & 레슬리 부르게스 (eds) <미술과 디자인 교육에서의 토론>, 제2판. 런던: Routledge 1991, pp. 90-107.
5. D. W. 위니콧, ‘문화체험의 위치’, <놀이와 현실>, London: Routledge, 2005, p.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