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그라운드 컬렉티브Clayground Collective
<도시에 활기를Activate Your City>, 테임스 강변 걷기 (로마와 델프트 자기의 역사)
Animate your City and River Thames foreshore walks (Roman and Delftware history)
클레이그라운드 컬렉티브는 점토 연구와 손을 활용하는 기법의 개발을 장려한다. 이와 동시에 ‘즐겁고, 몰입을 이끌며, 의미 있고, 배움을 얻을 수 있는 활동에 대중을 초대’하는 것을 단체의 목표로 정의하고 있다. 이들은 이러한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적 배경과 문화, 세대에 속한 다양하고 폭넓은 파트너, 협력자, 커뮤니티 및 개인의 방대한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클레이그라운드 컬렉티브가 고안하는 활동은 ‘강력한 시각적 효과, 퍼포먼스와 집단적 제작의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공동의 문화적 기억에 기여’한다. 학생, 청소년, 커뮤니티 그룹과 이익 단체, 노숙자 자선 단체, 정신 건강 단체, 시각 장애가 있는 청소년 등과 함께 공공 행사와 설치 작업을 진행하며, 특정한 프로젝트를 작업하면서 참가자들이 모여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방식을 찾기도 한다.
클레이그라운드 콜렉티브가 공식적으로 설립된 것은 2007년이지만, 초창기 조직은 이미 2001년에 진행된 프로젝트까지 기원을 거슬러 올라간다. 콜렉티브의 주요 구성원 및 디렉터는 던컨 후슨Duncan Hooson, 줄리아 론트리Julia Rowntree, 클레어 웨스트Claire West이며, 여러 동료와 함께 작업하고 있다. 던컨 후슨은 참여적 공공 예술에 특화된 작업을 펼치는 도예가이자 교육자로,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에서 도예 학사 과정을 맡고 있다. 줄리아 론트리는 LIFT(London International Festival of Theatre, 런던 국제 연극제)에서 개발 담당 이사로 경력을 쌓고 폭 넓은 경험과 함께 클레이그라운드에 합류한 프로듀서이자 연구자이다. 클레어 웨스트는 큐레이팅과 프로젝트 개발에 종사하는 프리랜스 컨설턴트로, 영국 공예청, 런던 사우스뱅크 센터, 호니멈 뮤지엄 등 다양한 조직에서 관리직을 역임했다.
클레이그라운드가 “Look Who’s Talking” 온라인 전시에서 선보이는 프로젝트는 2022년 5월부터 9월까지 진행된 내용이다. 이는 한편으로 격식을 따지지 않고 즐겁게 점토를 다루며 경험과 포용을 강조하면서 점토를 활용한 창작 과정과 도자로 만든 사물을 통해 인류사에 대한 접근 창구로써 도자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증진하려는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이렇게 진행된 프로젝트 중 하나인 <도시에 활기를Animate Your City>은 런던 건축 축제의 일부로 소개된 바 있다. 프로젝트의 첫 번째 행사는 시각 장애 아동과 보호자들을 초대하여 협업을 통해 자신이 사는 도시를 묘사하는 대규모 조각품을 상상하고 구축하는 촉각적 워크숍으로 이루어졌다. 이후 모든 관객에게 개방된 보다 체험적이고 감각적인 점토 워크숍을 진행했다. 두 번째 워크숍의 목적은 참가자들이 촉각을 통해 점토와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었다. 시각 장애가 없는 참가자들이 시각 장애인과 함께 작업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물질적 세계에 접속할 수 있는 다른 방식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워크숍은 도시에 대한 관념을 표현하는데 있어 시각적 기억을 활용하고, 다른 감각에 기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러한 행사들은 즐겁고 창조적인 경험이었을 뿐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새로운 기술을 배울 기회가 제공될 경우 ‘자신의 지평을 넓히고 자아, 웰빙, 소속감을 키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러한 활동은 청소년에게 성인과 같은 수준으로 언어적, 예술적 표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능력에 대해 자신감을 기를 수 있다.
점토는 비교적 저렴하고 접근성이 높은 재료로, 모든 연령대가 쉽게 다룰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소성 과정을 거치지 않기에 재활용 및 재사용이 가능하여 친환경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클레이그라운드 콜렉티브는 다양한 요구와 목적에 맞춰 의욕적인 창작 행사를 구성하는 데 전문성을 보인다. 2022년 8월 런던의 리젠츠 파크에서 열린 ‘이야기의 여름(Summer of Stories)’ 축제에서는 수령이 약 300년으로 추정되는 공원의 한 나무를 중심으로 활동을 벌였다. 지역 커뮤니티의 참가자들에게 나무가 말을 할 수 있다면 그동안 지켜본 것 가운데 어떤 것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지 상상해보게 한 것이다. 참가자들 각각의 응답으로부터 새로운 형태의 임시적인 공동의 기념비가 형성되었다.
5월과 9월 사이 여러 차례 진행된 템스 강변 산책은 로마 시대의 런던과 영국에서 델프트 자기를 만든 도예가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프로그램은 클레이그라운드 그리고 템스강을 연구하는 고고학자 마이크 웨버Mike Webber가 이끌었다. 참가자들은 썰물로 물이 빠진 템스 강변으로 내려가 도자기 조각을 발견하기에 앞서 도시 경관이 지닌 보다 넓은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았다. 클레이그라운드 블로그에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각각의 조각과 점토, 유약의 사용 및 유형은 런던에서 이뤄진 사회, 기술, 무역의 역사를 들여다 보는 창을 열어낸다.’ 로마 시대 항아리의 파편은 회색 점토와 유약을 입히지 않은 모습을 특징으로 하는데, 이와 달리 16세기에서 18세기 사이 영국에서 만들어진 델프트 자기는 파란색과 흰색을 손으로 칠한 독특한 장식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이것만이 영국에서 만들어진 델프트 자기의 유일한 특징은 아니다. 템스 강변 산책에 참여한 사람들은 중세 시대 도자기의 흔적 또한 발견할 수 있는데, 17세기 독일의 소금유 항아리와 빅토리아 시대의 도자기 등 런던에서 이뤄진 과거의 생활에 대한 온갖 흔적을 보게 된다.
템스강 인근에 자리한 로마 시대의 주요 유적지를 조명하여 로마인들의 삶의 흔적을 드러내는 일련의 활동은 클레이그라운드가 ‘하이게이트 로마시대 가마 프로젝트의 친구들(Friends of the Highgate Roman Kiln Project)’과 맺고 있는 긴밀한 관계와도 연결된다. 서기 43년 로마가 영국을 침공한 이후 현재 런던 북부의 하이게이트 우드에 있는 부지에 도기 제작소가 설립되었다. 1960년대에는 고고학자들이 해당 부지에서 100년 이상 도기 제작소가 운영되었음을 보여주는 다량의 도자기 파편을 발견했다. 당시 가마 하나를 성공적으로 발굴하여 보존을 위해 현장에서 가져왔지만, 이후 줄곧 박물관의 수장고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는 현장에 가마를 복원하고, 이와 관련한 교육 센터와 도자 스튜디오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마시대 가마 프로젝트와 관련해 클레이그라운드 콜렉티브가 진행하는 작업은 이러한 이니셔티브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지역 현지의 커뮤니티와 토론을 통해 진행되며, 커뮤니티가 원하는 주제에서부터 도자 산업, 지속가능성에 이르는 내용을 다룬다. 최근 진행된 워크숍에서는 던컨 후슨과 클레이그라운드 콜렉티브 팀이 현장에서 파낸 점토를 처리하여 어떻게 쓸 수 있는지 시연했고, 참가자들은 로마 시대 도예가들이 만든 장식 항아리를 만들었다.
<도시에 활기를>프로젝트와 템스 강변 산책, 로마시대 가마와 관련한 활동은 창조성을 함양하는데 있어 사회 참여와 점토의 힘을 역설하며, 이와 동시에 함께하는 작업을 통해 성취할 수 있는 결과물을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 모든 것은 사람들이 자신의 환경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사람들이 세계 안에서 자신이 속한 역사와 장소에 대한 감각에 스스로를 연결 짓게 한다.
@claygroundcollect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