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막-에막의 힘’은 인도네시아 반둥의 어머니 그룹과 생태학 및 도시 농업 분야의 협력 프로젝트이다. “엄마의 힘”이라는 뜻의 프로젝트 제목은 특히 오토바이를 탈 때 고속도로에서 엄마들의 과격한 운동 습관을 묘사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 퍼진 다양한 밈에 만연해 있다. 이 밈에 기록된 모든 사건들은 엄마들이 때때로 말이 안 되는 일들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프로젝트의 치보고 지역의 어머니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엄마들의 힘”이라는 용어를 슬로건으로 사용한다.
KBBI(Kamus Besar Bahasa Indonesia, 인도네시아어 사전)에 따르면 (단수형) ‘mak(막)’에서 파생된 (복수형) ‘emak-emak(에막-에막)’은 어머니라고 불릴 자격이 있거나 어머니와 동등하다고 여겨지는 여성을 가리킨다. “에막-에막의 힘”은 2016년 초 인터넷상에서 밈(meme)을 통해 처음 나타났다. 도로에서 반항적으로 행동하는 에막-에막, 헬멧을 쓰지 않고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 오토바이에 아이 셋을 태운 채 좌회전 신호를 하는 모습을 저해상도 이미지를 통해 보여주었다. 좌회전 신호와는 달리 오토바이가 우회전 하거나 그 반대였고, 오토바이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신호가 반대인 경우도 있었다.
안타깝게도 에막-에막은 갖가지 이유로 서둘러야만 해서 교통 법규를 어길 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기 쉽지 않은 듯 보였다. 또한 실제로는 자신이 하는 일이 틀리더라도 항상 자신의 행동이 옳고 용인되어야 한다는 핑계가 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사회에는 “여자는 언제나 옳다”는 식으로 낭만적인 삶의 관계를 강화하는 성차별적 표현을 가리키는 말이 따로 있다. 관계에서 다툼이 일어나기 전까지 오해가 존재한다는 점이 “남자는 항상 틀리고, 여자가 항상 옳다”는 말을 만들어 낸다. 또한 이런 용어가 확장되어 실수를 하고서도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는 어린 여성들과 어머니들을 정당화하는 방패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도로 위를 달리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저지른 법규 위반을 처리할 때, 에막-에막만 법규를 위반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에막-에막이 교통 법규를 어기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될 때마다 이를 녹화하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이들을 웃음거리로 만들기 위한 의도로 기록을 남긴다. 일상에서는 점잖은 남성들 역시 오토바이를 타면서 똑같은 실수를 저지른다. 하지만 에막-에막의 법규 위반을 촬영하면 소셜 미디어에서 더 많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에막-에막이라는 용어는 2018년 대통령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여성들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쓰이며 인도네시아에서 점점 더 언급량이 늘어났다. 이 용어의 허구성으로 인해 인도네시아 여성 의회(Kowani)의 의장인 지오 루비나토Giwo Rubinato가 항의를 한 적도 있다. ‘에막-에막’이라는 용어는 1935년 이래 인도네시아가 가지고 있던 조국의 어머니라는 개념과 반대되는 부정적 의미를 지닌 듯 보이기 때문이었다. 루비나토는 인도네시아 여성의 자질이나 가치를 훼손하려 ‘에막-에막’이라는 말을 쓰는데 반대했다.
이와 달리, 사회 안에서 에막-에막이 맡는 역할과 관련하여 문명을 건설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으로 정의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인도네시아 데폭에서 열린 “에막-에막의 힘, 카르티니에 대한 헌사The Power of Emak-Emak, A Tribute to Kartini” 행사는 이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토크쇼 형태로 열린 이 행사는 여성들이 어떻게 당대와 이후 세대의 여성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RA 카르티니Raden Adjeng Kartini의 투쟁과 가치를 흡수하여 주어진 환경 안에서 자신의 역할과 다양한 과업에서 공로를 높일 수 있을지 보여주었다.
반둥에 있는 치보고에서도 비슷한 행사가 진행되었다. 그곳에서는 35-66세의 어머니들이 사회에 대한 역할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면서 스스로 “에막-에막의 힘”이라고 선언했다. 배구를 하고, 힘을 모아 마을을 청소하고, 재활용 플라스틱, 금속, 종이 상자를 수집했다. 배구팀으로서는 같은 도시에 있는 마을끼리 시합을 펼치고, 지역 외부에 있는 마을에서 경쟁을 펼쳤다. 훌륭하고 기운 넘치는 배구 경기는 마을의 자긍심을 높이는 여러 번의 승리로 이어진다. 그들이 이뤄낸 성취는 훈련 과정에서 가족과 지역사회가 지역사회가 제공하는 규율과 지원 덕분이다.
팀워크는 배구장에 있는 시간 외에 매주 금요일 아침 주맛 베르시Jum’at Bersih(금요일 청소)를 통해 환경과 지속 가능성 문제에 대한 인식을 보여줄 때에도 드러난다. 집 주변 거리에 흩어져 있는 쓰레기를 수거하고 분류하는 것이다. 마을 인근에서 주맛 베르시를 하는 동안, 다른 주민들도 초대하여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금속, 종이 쓰레기를 주울 수 있게 한다. 재활용품 판매 수익금은 매월 10일 영유아 및 노약자에게 다과를 지원하는 데 쓰인다. 더 나아가, 방치되고 버려진 지역을 생산적인 농장으로 바꾸며 도시 농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농장은 부루안 사에Buruan Sae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이 명칭은 아름다운 뒤뜰을 의미한다. 그들은 케일, 양상추, 칠리, 토마토, 딸기 등 다양한 야채, 과일, 허브를 재배한다. 결국, “에막-에막의 힘”이라는 집단의 힘은 호나경을 위한 비범한 가치를 점차적으로 확산시켰다.
그들의 연대와 사회에 대한 공헌을 살펴보면서, 한국에 있는 사회적 협업 예술 프로젝트에서 치보고 마을의 에막-에막들에게 연락하여 “Look Who’s Talking”이라는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프로젝트는 반둥에 있는 제한적인 녹지 지역에서 도시 농업을 바꾸기 위해 에막-에막들에게 자금을 지원한다. 이들은 더러운 쓰레기 매립지를 생산적인 농장으로 전환하는데 관여한 망 오작Mang Ojak의 지시를 따른다.
도시 농업을 유지하는데 있어 이들 집단의 존재는 식량이 오가는 물류를 유지하고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들은 집집마다 방문해 마을 사람들에게 더 저렴한 가격으로 수확한 농작물을 나누어 준다. 또한, 2022년 반둥에서 열린 도시 농업 대회에서는 다른 150개 참여 팀을 제치고 준우승을 거두는 업적을 달성했다. 따라서, 그들이 하는 일과 앞으로 이뤄낼 수 있을 일이 인도네시아 여성들이 환경을 유지하고 활용하는데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에막-에막의 힘”은 중립적인 표현이다. 인도네시아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에막-에막의 위상을 강화할 지, 심지어 훼손시킬지 여부를 내놓고 말한다. 반둥의 치보고 마을에 있는 에막-에막에게 이 용어는 공동체와 환경에 대한 협력, 인식, 헌신을 아우르는 영향력 있는 용어로 여겨진다.
빈센트 루마흘로인은 인도네시아 반둥에 기반을 둔 현대미술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주로 사회적 문제, 전통적 가치, 인간 관계, 그리고 집단적 기억에서 사람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의 예술적인 실천 방식은 어머니와 아이들과 같은 공동체 내의 여러 그룹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중요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으며,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과 삶을 이해하고 그들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예술적인 전략을 사용함으로써 사회의 격차를 메우는 시도를 하고 있다.